단독 대표이사 맡은 장만천 전주페이퍼 사장 "폐목으로 전기생산…발전사업 투자 늘리겠다"
‘사활을 건 영업력 회복’ ‘생존수익 확보’ ‘원가경쟁력 (강화) 가속’….

지난 2월 전주페이퍼의 단독 대표이사가 된 장만천 사장(사진) 방에 붙어 있는 올해 경영방침이다. 12일 세종로 대한상공회의소 건물에 있는 장 사장 사무실에서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묻자 “올해가 창립 50년인데 창사 이후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흑자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주력제품인 신문용지 수요는 늘지 않고 각국이 환율 경쟁에 나서는 바람에 해외시장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용지업체들은 한 번도 부딪쳐보지 않은 상황을 맞고 있다”며 “지금 가격은 제지회사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단독 대표이사 맡은 장만천 전주페이퍼 사장 "폐목으로 전기생산…발전사업 투자 늘리겠다"
예전에는 세계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유럽이나 미국의 대형 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해 실적이 회복되곤 했지만 최근에는 러시아 북유럽 등을 비롯해 모든 업체가 가격 경쟁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였다.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는 “첫 번째는 투자”라고 답했다. 전주페이퍼는 올해부터 2016년 말까지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열병합발전소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전주페이퍼는 4년 전 버려진 가구 등 나무를 태워 발전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최근 새로운 플랜트 건설에 들어갔다. 장 사장은 “2017년 새로운 플랜트가 전기 생산을 시작하면 연간 500억원 정도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제지사업과 합쳐 1000억원의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열병합발전의 원천기술은 일본의 가와사키가 제공하고, 발전소 설비공사는 삼천리그룹의 에너지회사 삼천리ES가 담당한다. 그는 “발전한 전기는 한전에 파는데 단가가 일반 전기료의 두 배가 넘어 수익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하지만 투자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기 때문에 원가경쟁력을 더 높이겠다”고 했다. 지금도 각종 평가를 보면 전주공장의 효율성은 세계 3위 안에 든다. 하지만 살기 위해서는 효율을 더 높여 다른 업체와의 원가경쟁력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인원 감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얘기를 많이 하는데 직원들과 함께 최대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이것도 안 되면 그때 가서 구조조정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인건비가 매출의 10%가 넘는 상황(현재 12%)은 문제가 있지만 업계 1위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직원들의 능력을 통해 이를 극복해보겠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대우증권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한솔그룹 재무팀에 근무한 재무통이지만 대표이사가 되기 직전까지 2년간 전주공장장으로 일했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며 효율성을 높인 경험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주페이퍼 대주주인 모건스탠리와 신한PE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답변을 미뤘다.

상황이 악화되면 더 어려운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은 열어놓았다. “지금은 아무런 계획이 없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같은 업종에 있는 회사를 인수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