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싸우는 글로벌 기업 R&D보다 M&D
사물인터넷(IoT),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7개 기업을 사들였다. 국내에서는 발 빠른 인수합병(M&A)이라고 평가하지만 해외 주요 기업과 비교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기존 검색사업에서 벗어나 무인자동차 등의 신사업을 추진 중인 구글은 같은 기간 인공지능업체 비전팩토리 등 22개 기업을 인수했다.

“구글이 곧 GM 등 전통 제조업체를 위협할 수 있다”(시장조사업체 오토하베스트의 데이비드 콜 대표)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글로벌 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M&A 전문 조사업체인 뷰로반다익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에서 성사된 M&A는 6만553건, 금액은 5조9504억달러였다. 전년의 5만5126건, 4조6416억달러보다 각각 10%, 28%가량 늘었다. 2010년(3조6000억달러)에 비하면 60% 넘게 시장이 커졌다.

주요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자 기존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연구개발(R&D)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금력을 활용한 M&A 를 통해 미래 역량 강화에 나선 결과다. 이른바 인수개발(M&D ·merger&development)을 통한 미래 생태계 선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성장 전략은 내부 투자와 전략적 제휴, M&A 등 세 가지로 나뉘는데 가장 빠르게 변신하기 위해선 이 중 M&A를 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선/김순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