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불황…크기 줄이고 가격 내리고…'콧대' 낮추는 명품업체들
이탈리아 브랜드 구찌는 작년 가을에 1100달러(약 120만원)짜리 소형 가방을 선보였다. 1350달러짜리 중형 가방과 같은 디자인이다. 또 다른 브랜드 프라다도 대표 가방 사피아노의 크기를 줄여 가격을 60% 낮췄다. 펜디 역시 디자인은 같지만 크기를 줄이고 가격은 낮춘 소형 가방을 판매하고 있다.

콧대를 높이며 수년간 꾸준히 가격을 인상해온 명품 업체들이 제품 크기를 줄이고 저렴한 소재를 사용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비싼 명품 브랜드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깊어진 불황…크기 줄이고 가격 내리고…'콧대' 낮추는 명품업체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최근 6개월간 명품 업체들의 가격 인하 정책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구입 부담을 줄여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전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주요 명품 업체 7곳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매년 평균적으로 제품 가격을 14% 올렸다. 같은 기간 연간 물가상승률(2.5%)을 훨씬 웃돈다.

하지만 명품 업체들의 공격적인 제품 가격 인상으로 부유한 소비자마저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깊어진 불황…크기 줄이고 가격 내리고…'콧대' 낮추는 명품업체들
WSJ는 “2800억달러 규모의 명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키기 위해 업체들이 몸값을 낮춘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며 “일부 업체는 아직 고가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가격 인상은 이미 지속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