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같이 왔더니 바이어 태도 달라져"
대기업 포함 115개사 참가
디스트릭트홀딩스 등 현지업체와 억대 계약
경제사절단 참여 알려지면 은행 대출 등 수월해져
지난 2일 첫 순방국인 쿠웨이트 시내 한 호텔에서는 사절단 기업과 쿠웨이트 기업 간 1 대 1 비즈니스 상담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는 133건의 즉석 상담이 이뤄졌고, 12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섬유업체인 태산상역은 쿠웨이트 무역업체와 불에 타지 않는 방염복 27만달러어치(4000세트)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산업용 특수필름 업체인 P사도 이날 즉석 상담회에서 쿠웨이트 A사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어 연간 50만달러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 업체인 디스트릭트홀딩스도 쿠웨이트 대형 쇼핑몰에 들어설 키즈카페 조성 사업권(10만달러 상당)을 따냈다. 이날 상담회에서 국내 참여 기업들이 거둔 성과는 모두 1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두 번째 순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4일 리야드 시내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기업 간 미팅에는 두 나라에서 각각 21개, 60개 기업이 참여했고, 총 9건 14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이 즉석에서 이뤄졌다. 5일 세 번째 순방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열린 상담회에서도 11건 2억68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이 성사됐다.
이번 순방에 동행한 한 중소기업 사장은 “대통령 국빈 방문에 같이 온 기업이라고 하면 상대국 바이어들도 다른 눈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평소 접근하기 어려운 기업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한마디로 대통령을 활용해 비즈니스에서 톡톡히 덕을 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절단 참가가 세 번째인 다른 기업인은 “순방에 한 번 따라가면 숙박비와 항공료 등으로 2000만~3000만원이 들 때도 있지만 다녀온 뒤 간접적 효과는 이보다 훨씬 크다”고 했다.
현지에서 즉석 계약을 따내지 않더라도 부수적인 효과를 거둔 사례도 적지 않다. 섬유업체인 벤텍스의 고경찬 대표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순방 사절단으로 참가했다가 뜻하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자체 보유한 고부가가치 섬유 기술력이 이미 인정받고 있었지만 대통령 해외순방 경제사절단 참가 기업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내 한 은행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아부다비·쿠웨이트·리야드=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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