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企 방문한 총리 > 이완구 국무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22일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세라믹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한국전자재료를 방문해 최병덕 대표(왼쪽)의 설명을 들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 中企 방문한 총리 > 이완구 국무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22일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세라믹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한국전자재료를 방문해 최병덕 대표(왼쪽)의 설명을 들으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이완구 내각, 전선 좁혀 노동 개혁·복지 구조조정에 집중해야"
박근혜 정부 들어 두 번째 국무총리인 이완구 총리가 취임하고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주요 경제부처 장관 인사가 마무리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 인사 파동, 증세·복지 논란 등으로 점철된 1기 내각의 난맥상을 돌파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핵심 개혁과제 중심으로 정부 역량을 집결하면서 국회 우위의 정책 지형을 돌파할 수 있는 비상한 노력을 당부했다.

◆전선을 좁혀라

현재 가장 시급한 정책적 과제로는 복지 구조조정, 공공부문 개혁 마무리, 노동문제 개혁 등이 꼽혔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박근혜 정부 들어 2년 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결국 한국의 재정 형편상 지금의 무상복지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 명확해졌다”며 “무차별 복지에서 분별있는 복지로 구조조정을 한 뒤 노동문제 개혁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개혁 과제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주문도 있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정부가 노동, 금융, 교육, 공공 등 4대 구조개혁과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전선을 너무 확대한 측면이 있다”며 “우선 공공부문과 노동문제 개혁이라도 임기 내 마무리지을 수 있게 전선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에 대한 의욕이 넘친 나머지 무리하게 전선을 확대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1기 내각의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는 우려에서 나온 지적이다.

◆국회에 공 넘기지 말아야

전문가들은 2기 내각이 소수의 과제에 집중하더라도 낮은 지지율로 인해 강한 추진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거나 여론의 향배에 동요되지 말고 ‘정도’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지지율 반등의 묘안은 없지만 정부가 자기 책임 아래 정책을 입안하고 국민을 설득할 노력을 해야지, 국회에 공을 넘기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며 “상반기에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를 먼저 처리한 뒤 내년 총선 전에 사학연금과 군인연금까지 개혁하는 일정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복지 구조조정, 노동 개혁, 연금 개혁 등 이해 당사자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정부 차원의 확고한 방침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연말정산 파동 등의 이슈를 보면 담당 부처와 해당 실무자 간에 상당한 혼선이 있고 정부 안에서도 교통정리가 안돼 사태가 확산된 측면이 있다”며 “2기 내각은 정책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면서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폭넓게 모아나가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조동근 교수는 “노동문제 개혁의 경우에도 정부가 노사정위원회에 책임을 떠넘긴 듯한 모양새가 되면서 다시 논의가 지지부진해졌다”며 “협상과 타협이 어려운 문제일수록 결국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중재안을 만들어야 추진 과정에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김유미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