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사장 "개인과 회사 명예위한 것…고의 파손 아냐"
삼성전자 "LG가 동영상 편집·왜곡…법원에서 진실 가려질 것"

검찰이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 조성진 사장 등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일단락되는가 했던 '세탁기 파손' 논란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조 사장이 결백을 주장하며 세탁기 파손 당시 녹화된 동영상을 전격적으로 공개하자 삼성전자 측은 "LG전자가 자의적으로 동영상을 편집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조 사장은 16일 언론에 입장자료를 배포하면서 검찰에 제출된 세탁기 파손 논란 당시의 현장 CCTV 동영상(http://youtu.be/yvrQBRHAc38)을 공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조 사장 등 LG전자 임원들이 삼성 세탁기를 일부러 망가뜨렸다고 판단, 불구속 기소했다.

조 사장은 "삼성 세탁기를 파손했다는 독일 가전제품 판매점에는 함께 출장을 갔던 일행들은 물론 수많은 일반인들이 있었고 바로 옆에서 삼성전자의 직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만일 고의로 세탁기를 파손했다면 무엇보다 삼성전자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사장은 "일행이 세탁기를 살펴본 뒤 1시간 넘게 그곳에 머무르는 동안 삼성전자 직원들은 아무런 제지나 항의를 하지 않았다"면서 "모든 장면은 가전제품 판매점의 CCTV에 찍혀서 그대로 남아 있고 이 사건을 수사한 독일 검찰은 이미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혐의 유무는 재판을 통해서 밝혀지겠지만 지난 40년간 세탁기 개발에 힘써 온 제 개인의 명예는 물론 소속 회사의 명예를 위해서 현장 CCTV를 분석한 동영상을 공개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편집된 영상이 아닌 동영상 전체 공개로 LG전자에 맞불을 놓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공개한 동영상은 자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며 "전체 동영상을 공개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했으나 이미 검찰이 충분히 검토한 뒤 기소 결정을 내린 만큼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원에 의해 진실이 가려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옳다"면서 "다만 LG전자가 동영상을 통해 사실을 왜곡한 대목이 있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동영상을 보면 조 사장이 세탁기 문을 연 채 체중을 실어 위에서 아래로 힘껏 3번 누르는 장면이 있다"면서 "이는 일상적인 테스트라기 보다는 분명한 목적을 담고 있는 파손행위"라고 지적했다.

LG전자 주장과 달리 당시 삼성전자 직원은 문제가 된 세탁기와 떨어진 곳에서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특히 LG전자가 국내 백화점에서 촬영한 정상 제품을 마치 독일에서 촬영한 파손된 제품인 것처럼 비교 영상에서 제시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했다며 "자의적으로 편집된 영상으로 인해 사실 자체가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