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절반 이상이 내년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긴축 경영에 나선다. 또 기업 10곳 중 7곳은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보고 원가 절감과 조직 개편, 인력 조정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51.4% "내년 긴축경영"…"현재는 장기형 불황" 66.7%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5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 결과를 21일 내놨다. 22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 설문에서 근로자 300명 이상 대기업은 51.4%가 내년 경영 방침으로 긴축 경영을 택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보다 11.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현상 유지는 34.3%, 확대 경영 기업은 14.3%였다.

긴축 경영을 택한 대기업들은 세부 실행 계획으로 전사적 원가 절감(46.9%), 인력 부문 합리화(21.9%), 신규 투자 축소(12.5%), 자산 매각(9.4%) 등을 꼽았다. 인력 부문 합리화 방안으로는 36.4%가 조직 개편을, 27.3%는 명예퇴직(희망퇴직)을 거론했다.

중소기업은 절반가량이 내년 경영 방침으로 현상 유지(46.6%)를 택했다. 긴축 경영을 선택한 중소기업은 지난해 조사 때보다 11%포인트 줄어든 31.5%였다. 김동욱 경총 홍보기획본부장은 “중소기업 가운데 현상 유지 응답률이 높은 이유는 2012년 이후 3년 연속 긴축 경영 기조를 유지한 것에 대한 기저효과”라고 분석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한 기업은 66.7%로 작년(43.5%)보다 크게 증가했다. 10개 중 7개 기업이 앞으로도 몇 년간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의 85.8%는 신규 투자 확대를 위해 진입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지주회사 규제(28.6%), 계열사 간 거래 규제(22.9%) 개선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이와 함께 최고경영자들은 내년 수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손익분기점 환율로 원·달러는 평균 1073원54전, 원·엔은 평균 1008원34전이라고 응답했다.

김 본부장은 “내년 기업 경영에서 가장 우려되는 애로사항으로 ‘대외경제 불안’을 꼽았다”며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 심화로 내년 기업의 투자와 고용이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