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베노믹스 한계 빗대
잠재성장률 추락 '경고'
내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구조 개혁 없이는 저성장 저물가를 탈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출산과 경직적 노동시장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성장을 떠받치는 잠재성장률 자체가 추락할 것이라는 경고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와 정부의 정책적 노력에도 실물경기가 만족스럽게 살아나지 않는 것은 (저성장이) 경기 순환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 탓이기 때문”이라며 “통화정책적 대응도 필요하지만 구조적 문제를 치유하지 않으면 저성장·저물가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구 구조 변화, 금융위기 이후의 투자 부진 등을 고려하면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경제 발전 단계에 와 있는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돈이 시중에 덜 풀려서가 아니라 돈이 돌 수 없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일본의 ‘아베노믹스’ 효과가 주춤한 것도 “(구조 개혁을 외면한 채) 확장적 통화정책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구조 개혁 이야기를 처음 꺼낸 것은 아니다. 지난 9월에도 정규직 비정규직으로 이원화된 노동시장, 급속한 고령화 등을 성장의 장애물로 꼽았다. 하지만 이날 발언은 향후 정부의 경제 운용 방향에 대한 한은의 의견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내년에 경제 활성화와 구조 개혁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방침 아래 세부 방안을 짜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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