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지난 21일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도 이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국 증시가 모두 2~3% 넘게 올랐다. 중국과 브라질 증시가 각각 1.39%와 5.0% 급등하는 등 신흥국 증시도 반색했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 정부가 나서 수요부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금값도 온스당 1200달러 선을 회복하고, 유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 같은 금융시장 환호의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고 양적 완화를 통해 돈을 풀면서 자산거품을 조장하고 구조개혁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비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취한 비상조치들이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특히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난 7년간 동원한 통화정책의 한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사학자인 리아콰트 아메드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서로 다른 문제를 가진 나라들이 단순히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을 베끼려고 한다”며 “전 세계가 중앙은행들에 너무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경제구조가 비효율적이고, 유럽은 금융시스템이 취약해 아무리 돈을 퍼부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WSJ는 “중국 역시 통화완화 기조가 부채문제를 악화시켜 경제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