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용품 '체험 마케팅'] 브랜드 홍수…"나만의 추억이 충성도 높여"
마라톤 행사, 20~30대女 공략
어린이까지 잠재고객 선점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TV나 지면 광고만으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힘든 ‘브랜드 홍수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체험을 통해 쌓은 추억이 브랜드 로열티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미국 오토바이 제조사인 할리 데이비드슨의 사례를 들었다. 할리 데이비드슨은 구매자를 대상으로 ‘할리 오너스 그룹(Harley owners group)’이란 동호회를 만들어 매년 2박3일짜리 행사를 연다. 서 교수는 “가죽 재킷을 입고 모인 이들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캠핑하면서 자유를 만끽한다”며 “이를 통해 ‘할리 데이비드슨=자유’란 인식을 하게 되고 이는 브랜드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조세현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체험 행사는 소비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데 효과적”이라며 “장기 고객은 브랜드를 알리는 ‘전도사’ 역할도 하게 돼 기업의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신규 고객 확보에도 효과가 있다.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스포츠산업 경영학과 교수는 “각 업체가 마라톤 행사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포츠 브랜드들은 주 고객층인 10~30대 남성을 겨냥한 ‘3:3 농구대회’ ‘5인제 축구대회’ 등의 체험 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새로운 이벤트가 필요하게 됐다.
김 교수는 “여성은 남성에 비해 브랜드에 쉽게 애정을 갖고 제품 구매에도 적극적”이라며 “이들을 잡기 위해 코스를 5~10㎞로 줄이고, 포토존과 각종 공연을 결합한 마라톤 행사를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30대 여성과 함께 잠재 고객으로 주목받는 것이 어린이들”이라며 “이들을 선점하기 위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캠핑 행사 등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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