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中企 120여곳 구조조정
올해 120곳 이상의 중소기업이 구조조정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10년(121곳) 후 4년 만에 가장 많다. 내수 침체 장기화와 수출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뚝 떨어지면서 매출과 수익이 줄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어난 탓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3일 “채권은행들이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심사를 마치고 이번주 안에 구조조정 대상 업체를 확정하기로 했다”며 “올해 구조조정 대상 중소기업은 작년(112곳)보다 늘어난 120곳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과 채권은행들은 그동안 금융권에서 50억~500억원을 빌린 중소기업 가운데 재무구조가 취약한 1500~1600곳을 대상으로 신용위험을 평가했다. 이 결과 올해 12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C등급(워크아웃)이나 D등급(법정관리)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보다 구조조정 대상 업체가 7~8%가량 늘었다.

조선 해운 건설 철강 기계 등 대부분 업종의 불황이 이어지면서 대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자 그 여파가 중소기업에 미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STX그룹과 동부그룹 구조조정 여파도 영향을 미쳤다. 구조조정 대상에는 골프장 운영업 등 레저서비스업체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구조조정 대상으로 분류된 대기업이 34곳으로 작년(40곳)보다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대기업보다 훨씬 더 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권 전체의 대출과 보증 규모는 1조6000억~1조70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사들은 이 중 5000억~600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아야 해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장창민/박종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