稅收 10조 '펑크'…재정확대 '삐걱'
정부가 연말을 앞두고 대대적인 재정 지출 감축에 들어갔다. 사상 최악의 세수 부족 사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확대 기조가 긴축으로 이어짐으로써 4분기 경제성장률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각 부처 예산 담당자에게 올해 재정 집행 현황과 불용예산(배정된 예산 중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거나 세수가 부족해 투입하지 않은 돈) 규모 등을 파악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동시에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예산 지출을 내년으로 미루는 등의 세출 절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기재부가 재정 확대 정책에서 전면적 재정집행 점검에 돌입한 것은 올해 세수 부족이 사상 처음으로 1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연말까지 불용예산을 최대한 확보하지 않으면 재정지출을 갑자기 중단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8조5000억원의 세수 부족이 발생한 지난해 하반기에도 예년보다 10조원 이상 많은 18조1000억원의 불용예산을 쌓아 ‘재정절벽 사태’를 막은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기 부양이 급하긴 하지만 지금으로선 긴축 외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세종=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