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저점 다시 낮아져…전문가 "반등 가능"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7.3%를 기록하면서 연간 성장률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3%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2분기 성장률 7.5%보다 0.2% 포인트 낮아진 것이며 올해의 저점으로 인식됐던 지난 1분기 7.4%에도 못 미친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이 추락했던 2009년 1분기 6.6% 이후 5년 반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기록됐다.

최근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7.8% 이후 2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한 뒤 지난 2분기에 깜짝 반등했다가 다시 돌아섰다.

GDP를 구성하는 생산, 소비, 투자 등이 모두 부진했다.

올해 1~9월 산업생산은 8.5%로 0.3% 포인트, 소매판매는 12.0%로 0.1% 포인트, 고정자산 투자는 16.1로 1.2% 포인트 각각 상반기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해 3분기에 기록한 높은 성장률(7.8%)도 전년 동기대비로 산출하는 올해 3분기 성장률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올해 연간 성장 목표로 설정한 7.5% 달성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성장 둔화세가 점점 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하행 압력이 여전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성장 둔화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최근 "중국경제가 하행 압력을 받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합리적 구간에 있다"며 "일각에서 우려하는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목표에 대해서도 '7.5% 안팎'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7.5%보다 다소 높거나 낮을 수 있다고 설명해 7.3~7.4%로 내려앉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부동산 구매 금리혜택 범위 확대, 금융기관에 대한 대규모 유동성 공급 등 잇단 정책을 내놓는 등 경기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통화정책을 미세 조정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국가통계국은 거시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미시적 조정을 통해 경제의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4분기에는 성장률이 소폭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롄핑(連平) 교통은행 수석경제분석가는 "경제 여건의 어려움이 여전하지만, 긍정적인 신호들도 있다"며 소비 증가와 무역 상황이 안정적이고 정부의 지원정책이 이어지고 있어 4분기에는 성장률이 7.4%가량으로 올라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부동산 경기가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는 점도 성장률 반등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국의 부동산 정보 제공기관인 중국지수연구원은 지난 12~18일 1주일 동안 전국 20개 주요 도시에서 1, 2선 도시(대도시)를 중심으로 주택거래 계약면적이 전주에 비해 45%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주택 구매제한 해제나 대출조건 완화 등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 추세적인 변화를 보일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중국 칭화(淸華)대학 중국과세계경제연구센터는 이달 발표한 경제전망 분석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기존 7.6%에서 7.4%로 낮추고 내년 성장률을 7.3%로 예측했다.

중국사회과학원도 이달 중국의 연간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보다 0.1% 포인트 내린 '7.3% 안팎'으로 예상했다.

(상하이연합뉴스) 한승호 특파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