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 1만2000원, 서울 최고급 커피전문점 어디… 스타벅스 SPC 탐앤탐스 할리스, 고가 프리미엄 커피 경쟁
커피 한 잔에 1만2000원. '고급' 원두를 사용해 일반 커피보다 2~3배 비싸게 파는 '프리미엄' 커피전문점들이 급증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엔제리너스 등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들이 별도의 프리미엄 매장을 운영하거나 준비중이다. 이들 전문점들은 원두와 추출 방식에 따라 커피 한 잔에 6000원에서 1만2000원을 받고 있다.

일반 커피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스페셜티(Specialty)'와 '단일 생산지(싱글 오리진)' 원두를 사용해 특별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고급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스페셜티는 미국 스페셜티커피협회(SCAA)의 분류 기준을 적용해 80점 이상을 받은 상위 10% 이상의 고급 원두를 사용한 커피다.

프리미엄 커피전문점은 올 초부터 본격 확산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스타벅스는 싱글 오리진 원두를 사용한 '리저브' 매장을 내놓았다. 현재 7개인 매장을 내년까지 6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리저브 매장을 찾아 커피 원두에 대해 물어보고 선택을 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커피 한잔 1만2000원, 서울 최고급 커피전문점 어디… 스타벅스 SPC 탐앤탐스 할리스, 고가 프리미엄 커피 경쟁
리저브에서 판매하는 싱글 오리진 원두커피는 '말라위 피베리 세이블 팜', '페루 촌티', '브라질 버번 리오 베르데' , '100% 코나 페리 에스테이트' 총 4종류다. 이 중 코나 원두를 쓴 원두커피의 가격은 1만2000원(톨 사이즈 기준).

탐앤탐스도 프리미엄 매장인 '탐앤탐스 오디세이아'를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4개 운영하고 있다.

오디세이아에선 코스타리카 따라주,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시다모, 예가체프, 동티모르, 케냐AA, 인도네시아 토라자 등의 싱글 오리진 원두커피를 판매한다. 가격은 7000원 선이며 초콜렛 같은 간단한 간식을 함께 제공한다.

오디세이아 청담점 바리스타 온선미 씨는 "커피 원두에 대해 묻고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며 "원두 특징을 설명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취향에 가장 맞는 원두를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한잔 1만2000원, 서울 최고급 커피전문점 어디… 스타벅스 SPC 탐앤탐스 할리스, 고가 프리미엄 커피 경쟁
할리스커피는 지난 6월에 드립커피 전문점인 '할리스 커피클럽'을, 카페띠아모는 지난 8월에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띠아모커피'를 각각 출점했다.

광화문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진택근 씨(40)는 "가격이 조금 비싼 감이 있지만 그래도 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고 맛도 일반 커피점보다 괜찮은 편"이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반면 역삼동에 사는 김세라 씨(24)는 "평소 커피보다 다른 음료를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니라 일반 원두와 스페셀티 원두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며 "커피 가격이 다른 음료에 비해 너무 오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기업 계열의 커피 전문점들도 프리미엄 커피 전쟁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엠즈씨드(매일유업)가 운영하는 '폴바셋'은 2009년부터 스페셜티 시장에 진출, 역대 최연소 바리스타 챔피언으로 알려져 있는 폴 바셋과 협업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아왔다. 현재 35개의 직영매장을 운영 중이다. 싱글 오리진 커피 가격은 6000원 선.

SPC그룹은 기존 파스쿠찌와 별개로 스페셜티 브랜드인 '커피앳웍스' 매장을 새로 열었다. 세계 7% 최상급 스페셜티 원두만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추출 방식(프레스·드립·케맥스)의 커피를 6000원에 팔고 있다.
커피 한잔 1만2000원, 서울 최고급 커피전문점 어디… 스타벅스 SPC 탐앤탐스 할리스, 고가 프리미엄 커피 경쟁
명동과 종로 등 강북 지역에 3개 매장이 있는 '코나퀸즈'는 일화에서 내놓은 커피 전문점 브랜드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하와이안 코나 원두를 사용한 '코나 드립커피' 가격은 1만2000원.

보나비(대한제분)는 최근 기존 '아티제' 매장을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으로 재정비했다. 파나마 에스메랄다의 다이아몬드 마운틴, 팔미라와 인도네시아 자바, 브라질 세하도 총 4가지 스페셜티 원두를 섞은(블렌딩) 커피를 선보였다.

롯데리아의 엔제리너스 커피도 프리미엄 커피 전쟁에 참전을 예고하고 있다. 다음달 중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 첫 프리미엄 매장을 출점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베네는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보단 '양주 블렌딩 공장 체험' 등 일반 소비자와의 소통을 늘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

한 대형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기존 커피시장의 경쟁이 너무 치열해지면서 다들 앞다퉈 고가 프리미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 이라며 "결국 전부 가격 올리는데 치중하다가 소비자 저항감만 커질까봐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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