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하는 자영업 탈출구를 찾아라

퇴직금 다 털어넣어도 몇년 버티기 힘들어
생계형 창업 포화상태
610만 자영업자 '공멸의 치킨게임'

직장인보다 한 해 335시간 더 일하지만 연간 소득은 518만원 적다. 주말이나 휴일에도 거의 못 쉰다. 10명 중 6명은 50대 이상이다. 평생 모은 억대 퇴직금을 쏟아붓기도 한다. 절반은 3년 안에 망한다. 한순간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누가 봐도 밑지는 장사다. 그런데 너도 나도 뛰어들고 있다.

한국 자영업의 현실이다. 우리 가족이나 이웃 얘기이기도 하다. 골목상권을 형성하는 자영업자는 610만명에 이른다. 통계청은 자영업자를 580만명(8월 말)으로 집계하지만 농민과 어업인 100만명을 제외하고 무급 가족 종사자 130만명을 더한 실질 골목상권 종사자다.

이들의 체감 경기는 늘 ‘한겨울’이다. 정부가 내수를 살려 경기 불씨를 지피겠다는 의지를 밝히지만 믿지 않는다. 내수 기반을 이루는 자영업 시장이 구조적으로 뒤틀려 있는 탓이다.

한국의 자영업 비중은 취업자 10명 중 3명(28.2%)꼴로 폭발 직전이다. 후진국에서도 보기 힘든 기형적인 구조다. 나아질 기미는 없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의 생계형 창업 행렬이 이제 막 시작됐기 때문이다.

자영업을 더 이상 이런 상태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음식·숙박업의 3년 내 폐업률은 무려 71%에 이른다. 경제 전체에 큰 부담이다. 중산층 육성은커녕 소득 감소, 실업률 증가로 사회안전망이 위태로워진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한 달간 특별취재팀을 꾸려 전국 각지의 골목상권 실태와 소상공인들의 분투를 취재했다. 이들이 우리 경제의 건강한 주역으로 다시 올라설 수 있는 해법도 모색해본다. 이제 공멸로 가는 ‘치킨게임’을 끝낼 때가 됐다.

조진형 기자 ji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