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 소니가 경영 악화로 인해 1958년 도쿄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주주 배당을 하지 않기로 했다. 소니는 또 모바일 기기 사업을 15% 축소하는 한편 내년 초까지 직원 1000여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소니는 17일 도쿄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성명에서 2014회계연도의 연간 순손실이 2300억엔(약 2조219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앞서 예상했던 500억엔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지난 회계연도 순손실(1283억엔)의 두 배에 가깝다.

소니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손실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타격을 입으면서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부문 영업권 1800억엔을 상각 처리했다. 이시노 마사히코 어드밴스드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소니는 진작에 상각을 시행했어야 한다”며 “많은 투자자가 연초부터 모바일 부문이 나아질 조짐을 보이지 않는 데도 회사가 행동에 나서지 않은 것을 의아해했다”고 비판했다.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는 TV와 디지털카메라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콘텐츠, 비디오게임 콘솔, 모바일 기기 부문을 강조해 회생을 꾀하고 있지만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선보인 차세대 콘솔 게임 ‘플레이스테이션4(PS4)’가 경쟁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원’을 크게 따돌리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그룹 전체 적자 폭을 줄이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을 약 940만대 판매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3.1%에 그쳤다. 소니의 순위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물론 중국 업체에도 뒤진 9위에 불과했다. 소니는 올초 스마트폰 연간 판매 대수 전망을 종전 5000만대에서 4300만대로 낮췄다. 모바일 부문은 지난 6월 마감한 회계 1분기 27억엔 순손실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작년 같은 기간 126억엔 순이익을 올린 것과 대조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