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새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완화되면서 대출한도가 증가하고 기준금리마저 인하되자 집값이 오르기 전에 집을 사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비해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옮겨오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신규대출이 대출 증가세 주도

"집값 바닥, 지금 사자"…신규대출자 많아
은행 대출 담당자들에 따르면 8월 들어 신규 대출 수요가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저점을 찍고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자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성규 우리은행 부동산금융부장은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구입과 생활자금 용도로 나뉜다”며 “이달 들어 신규로 나간 주택담보대출의 70~80%가 주택구입 용도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2금융권에서 은행으로 옮겨오는 이들은 예상보다 많지 않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칫하면 중도상환수수료를 내야 하는 데다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의 경우 오히려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LTV 70%는 서울 지역 아파트에 대부분 적용되지만 다세대나 연립 주택은 60%대를 적용받는다”며 “제2금융권을 이용하는 사람 중에는 서민층이 많아 은행으로 옮겨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정금리냐, 변동금리냐

새로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자금운용 기간을 따져본 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다.

5년 정도 지나서 대출을 갚을 계획이 있다면 변동금리가 낫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곧바로 대출금리도 하락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는 7월 연 2.48%(신규 취급액 기준)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저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인하된 만큼 당장 수혜를 받을 수 있다. 현재 전체 주택담보대출 잔액 중 74%가 변동금리다.

반면 10년 이상 장기로 대출을 사용할 경우엔 고정금리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는 등 국제적으론 금리 인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고정금리 비중을 늘리기 위해 5년 혼합형 고정금리 대출 이자를 낮추고 있는 점도 고려할 사항이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불과 0.2~0.3%포인트 높아 불과해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수는 없다”며 “현재 고정금리 수준이 낮은 만큼 장기로 대출받는 사람은 고정금리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신영/박한신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