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는 러시아 수출 급감 "다변화로 활로 모색"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러시아의 자동차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현지에서 두 달 연속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11일 현대차그룹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의 7월 러시아 자동차 판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3만대를 팔아 시장점유율 16.5%를 차지했다.

6월에 이어 러시아 현지업체 아브토바즈(15.5%)를 앞질렀다.

올들어 7월까지 누적 점유율도 현대기아차는 15.1%로, 아브토바즈(15.7%)와의 격차를 크게 줄여 연간 점유율 1위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체별 점유율은 폴크스바겐(11.1%)이 3위였고 르노(8.4%), 도요타(8.2%), GM(7.4%) 등의 순이었다.

러시아에서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현지 자동차 판매량이 전체적으로 급감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7월 러시아의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7월보다 22.9% 감소한 18만1천대에 그쳤다.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도 141만1천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 감소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데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소비자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올해 기준금리를 세차례나 올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아브토바즈의 7월 판매량은 2만8천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5.4% 급감했다.

르노(-15.5%), 닛산(-22.4%), 폴크스바겐(-19.7%), GM(-39.2%)등도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도 6.6% 줄었지만, 쏠라리스(러시아형 엑센트) 등 전략형 차종이 판매 호조를 이어가면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대기아차와 달리 러시아에 자체 생산공장이 없는 쌍용자동차는 러시아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쌍용차의 내수 판매량은 4.5% 늘었지만, 수출량은 13.2% 줄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작년 7월 대러시아 수출량은 3천여대 정도였지만 올해 7월에는 1천700대 수준으로 45% 급감하면서 전체 수출량도 줄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러시아 수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러시아의 경기 침체는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러시아가 최대 수출 시장이었던 쌍용차는 수출 지역 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러시아와 칠레 쪽의 수출 물량이 줄고 있지만, 중국과 유럽 등으로의 수출은 늘고 있다"며 "카자흐스탄에도 반조립생산(CKD) 방식으로 노마드(액티언)를 수출해 판매망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러시아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도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쳤다.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지난달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2분기 가파른 원화 절상과 루블화 가치의 하락으로 수익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도 미국과 중국에서 신차 투입 등을 통해 러시아에서 수익 악화를 만회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