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LG전자의 실적 호전을 이끌고 있는 전략 스마트폰 G3는 ‘제스처 샷’이라는 편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카메라를 향해 손바닥을 편 뒤 주먹을 쥐면 3초 후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는 기능이다. 셀카족을 위해 만든 이 기능은 “편하게 셀카를 찍었으면 좋겠다”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2. LG전자가 2년 전 출시한 모바일 프린터 ‘포켓포토’는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인화할 수 있는 신개념 프린터로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4년 전 사내 공모전에서 상을 탄 아이디어 제품이다.
'아이디어 LG' 구본무의 기발한 승부 통했다
LG가 임직원은 물론 일반 소비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빠르게 제품화하는 열린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상품화해 수익을 공유하는 아이디어 공모사이트를 개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새로운 방법 을 찾아 실행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조직문화를 만들라”는 구본무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속도 내는 LG의 오픈이노베이션

LG전자는 최근 ‘아이디어 LG’(www.idealg.co.kr) 사이트를 개설하며 일반인이 참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실험에 착수했다.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제품화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아이디어 제공자에겐 매출액의 4%에 해당하는 파격적인 보상도 주어진다. 아이디어 평가는 일반인 투표로 이뤄진다. ‘좋아요’를 50표 이상 받으면 2개월마다 열리는 본선에 오르게 되며 최종 사업화 여부는 LG전자에서 결정한다.

아이디어LG에는 사이트 개설 보름 만에 4600여개의 아이디어가 올라올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참가자 수는 3만여명에 이른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성 평가, 제조, 유통, 마케팅 등 사업화를 위한 모든 단계에 일반 소비자가 참여하게 된다”며 “소비자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시장선도를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직원 아이디어도 적극 사업화

포켓포토 등 사내 아이디어로 개발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면서 임직원 대상의 아이디어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포켓포토는 지난해 7월 임원 세미나 때 ‘시장을 선도하고 소비자의 삶을 바꾼 제품’의 하나로 전시된 제품이다. 구 회장은 포켓포토 아이디어를 낸 직원을 한 계급 특진시키고 1년치 연봉에 달하는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LG는 지난해 10월 개설한 그룹 포털인 LG-라이프에 최근 ‘컨슈머 초이스’라는 게시판을 만들었다. 매월 제안 아이디어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하고 임직원들의 다양한 보완 의견을 받아 사업화하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접수된 4800여개의 임직원 아이디어 가운데 신호대기 시간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설치와 교체가 편리한 분리형 벽지 등 8건이 우수 아이디어로 선정돼 보완 의견을 받고 있다.

LG는 사내벤처 형태의 상품개발 프로그램인 ‘퓨처 챌린저’도 도입했다. 아이디어 제안자를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지원한 개발자와 상품기획자 등 5~6명이 한 팀을 이뤄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개방형 조직문화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