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회사들이 잇따라 양호한 2분기(4~6월) 실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 4월 일본 소비세 인상의 충격이 예상보다 작았던 데다 엔저 효과로 수출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로 고전하고 있는 한국 자동차업계와 비교된다.

[위기의 한국기업] 엔低 뒷바람…日 자동차업체 이익 급증
미쓰비시자동차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5138억엔, 순이익은 71% 늘어난 282억엔을 기록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93% 급증한 310억엔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2분기 기준 사상 최대”라며 “엔저와 비용 절감 효과에다 마진이 높은 대형차들이 많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2분기 엔·달러 환율은 평균 달러당 102.1엔으로 전년 동기(98.7엔)보다 3엔 이상 상승(엔화가치 하락)했다.

혼다도 전날 좋은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조9882억엔, 순이익은 20% 늘어난 1465억엔이었다. 혼다는 2분기 실적 개선을 반영해 2014회계연도 순이익 전망치를 6000억엔으로 기존보다 50억엔 상향 조정했다.

지난 29일 2분기 실적을 내놓은 닛산도 매출이 2조4656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순이익은 1121억엔으로 37% 늘었다.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 내 신차 판매는 0.5% 감소했지만 유럽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도 2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도요타(다이하쓰공업, 히노자동차 포함)는 이날 올 상반기 509만7000대를 팔아, 3년 연속 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한국 자동차업체들은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내놓고 있다. 2분기 현대차의 순이익은 2조34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고, 기아차는 1조238억원으로 13.3% 줄었다. 영업이익은 타격이 더 컸다. 현대차는 13.3%(2조872억원), 기아차는 31.7%(7697억원) 각각 감소했다. 매출은 현대차가 1.9%, 기아차가 8.1% 줄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