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동안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식품 회사들의 안정적인 캐쉬카우로 자리잡고 있는 '메가 브랜드'들이 적지 않다. 일상 속에서 친숙하게 접하지만, 세상에 첫선을 보인지 30년을 훌쩍 넘긴 제품들이다. 라면부터 과자, 우유 등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장수 브랜드들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사진=SBS '별에서 온 그대'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별에서 온 그대' 방송 화면 캡처
"딱 세 젓가락만 먹으려고 했는데…내가 언제 다 먹었지?"

일단 젓가락을 드니 국물까지 다 먹게 된다. 사나이뿐 아니라 '천송이'(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여주인공) 마저 울리는 '신라면'은 대표 라면 브랜드로 30여년 동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신라면은 28년 전인 지난 1986년 시장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24년째 연속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신라면은 라면 종주국 일본에서도 명품으로 소개됐으며 세계 90여개국에서 팔리고 있는 대표 장수상품이다. 2014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에서도 국내 제조업 브랜드 중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신라면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라면의 해외 매출은 약 1억1000만 달러를 기록, 농심의 '수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같은 기간 농심의 전체 해외 매출은 2억4500만 달러.

신라면이 국내외 라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사실 신라면은 농심의 다른 장수 라면들에 비하면 아직 출시 기간이 짧은 편이다. 이미 출시된지 30년을 훌쩍 넘긴 상품도 많아서다.

[친숙한 이 제품, 벌써?①] 천송이 울린 '28세' 신라면…농심 '효자' 상품 우뚝
'오동통통 쫄깃쫄깃'이란 광고 문구로 유명한 '너구리'는 1982년에 출시됐다. 매운 맛을 강조한 신라면과 달리 다시마를 사용한 개운한 맛으로 독자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짜파게티'(1984)와 함께 요리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라는 요리법으로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짜파게티도 한때 '일요일엔 내가 요리사'라는 광고로 브랜드를 톡톡히 알렸다. 광고 문구 그래도 현재 인터넷에는 짜파게티를 기본으로 한 짜파구리부터 각종 파스타 요리까지 다양한 요리법이 소개돼 있다.

너구리와 짜파게티는 지난해에만 각각 1300억 원, 1800억 원어치가 팔렸다.

편의점에서 종종 사먹는 사발면 역시 농심에서 최초로 나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발형태 용기면인 사발면(1981)은 현재는 육개장과 김치 사발면 두 종류로 나뉘어 판매되고 있다.

장수 상품이 라면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과자 중에서는 더 오랜 시간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상품들도 있다.

'국민과자'로 불리는 새우깡은 1971년 말 출시돼 40년 이상 브랜드 생명력을 지키고 있다. 국내 과자류의 효시격인 새우깡은 지난 한 해에만 1억개가 팔려나갔다. 새우깡 외에도 '바나나킥'(1978)·'꿀꽈배기'(1972년)·'인디안 밥'(1976년) 등도 30년은 훌쩍 넘은 상품들이다.

2015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농심은 눈을 해외 사업 쪽으로 돌리고 있다. 오랜 시간 국내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쌓아온 상품들을 무기로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농심은 '수출 100개국'을 목표로 '해외시장개척팀'을 새로 꾸렸다. 해외시장개척팀은 주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등의 신시장을 발굴, 개척하는 일을 맡았다.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진부대'인 셈이다.

농심 측은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면서 지난 5월에는 아프리카 니제르에 판매망을 새로 갖췄다"며 "방글라데시, 소말리아 등으로도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현재 현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을 좋아하는 칠레 푼타아레나스 지역 학생들>
<신라면을 좋아하는 칠레 푼타아레나스 지역 학생들>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 외 영어권 국가에서도 판매 거점을 늘려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겠다는 게 농심의 목표다.

호주 신설법인의 경우 올해 5~6월 동안 매출 200만 달러 기록했다. 지난 1994년 설립된 미국 법인인 농심아메리카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년 전보다 12% 증가한 6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법인은 생산시설이 가동되고 있는 서부 LA를 중심으로 동부 뉴욕, 워싱턴, 토론토 등으로 판매 거점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박준 농심 대표이사는 "수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신라면이 한류 분위기에 힘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적극적인 시장 개척으로 해외 100개국을 대상 매출 5억6000만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