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망원동 월드컵 시장. 사진=한경닷컴 김근희기자
텅 빈 망원동 월드컵 시장. 사진=한경닷컴 김근희기자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도 안 돼요. 경기가 너무 나쁩니다.”

서울 망원동 월드컵시장 남남야채의 박모 씨(53)는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 말대로 저녁을 준비할 시간에도 시장골목은 조용했다. 지나가는 손님도 호객 행위를 하는 상인도 거의 없었다. 가격을 더 내리거나 쿠폰을 준다며 종이를 써 붙인 곳도 있었지만, 거리는 한산했다. 문을 닫은 가게도 있었다.

2014년 하반기에도 재래시장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 두 달이 지나고, 월드컵과 휴가 등으로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도 빗나갔다. 박씨는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매출이 줄어든 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장사가) 안 돼. 안 돼.” 다른 상인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가게 매출이 계속 줄고, 매년 경기가 더 나빠지고 있다고 시장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해보다 올해 경기가 더 안 좋다는 상인들이 많았다. 망원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김은이 씨(42)는 “올해는 이상하게 더 (장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세월호 여파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처음엔 세월호 때문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망원시장은 다른 재래시장에 비해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망원시장상인회는 전통시장장보기 서비스 등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시행 중이다. 망원시장상인회 관계자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장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 증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조사한 ‘2014년 5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 조사’에서도 소상공인 전통시장 체감경기지수는 86.8로 기준치(100)에 훨씬 못미쳤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상인들이 경기가 좋다고 느끼고, 이하면 경기가 나쁘다는 의미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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