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홍콩시장 진출하려면 소규모 전문 유통업체 찾는게 유리"
“홍콩 시장을 공략하려면 소규모 전문 유통업체를 찾아야 합니다.”

세계 각국에 진출한 한국인 벤처사업가들의 모임인 세계한인벤처네트워크(INKE) 2014년 연례 총회를 준비한 최동규 홍콩지부 의장(사진)의 말이다. 그는 홍콩에 진출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에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브랜드가 알려지지 않은 중소업체가 홍콩에 진출하려면 대형 유통업체들과는 노예계약에 가까운 조건도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형 유통업체가 제시하는 입회비를 내고, 반품 및 대금 지급 조건 등을 받아들이면 1년간 팔아도 수지를 맞출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 의장은 1993년부터 홍콩을 떠난 적이 없다. 태일정밀 홍콩지사, 국제상사 주재원을 지내고 지금은 부맥스라는 무역업체를 운영 중이다. 그는 “전시회를 활용하면 유통업체를 만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판매점을 직접 찾아가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 의장은 과거 한국산 교육용 마이크를 팔 때 홍콩전자전에 참가해 전시장을 찾은 전문 유통업자와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최 의장은 “현재 홍콩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제품은 화장품과 유기농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들 제품을 팔기 위해서도 현지 유통채널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중소기업의 전자제품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중국산보다 조금 나은 제품으로는 시장을 뚫을 수 없다. 브랜드파워와 가격경쟁력 둘 중에 하나가 있어야 하지만 한국 중소기업 제품은 둘 중 어느 것 하나 장점이 없는 어정쩡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자부품도 한국산을 들여다 팔기보다는 중국산을 한국에 파는 거래가 더욱 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만으로 간 한국 중소 전자업체 연구자들이 대만 제품의 수준을 높여 놓은 것도 한국산의 경쟁력을 잃게 만든 요소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홍콩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물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의장은 “과거 회의장에 설치된 마이크를 판매할 때 한국산인 휘어지는 마이크를 보여주니 이들이 거부감을 느꼈다”며 “이를 다시 똑바로 세운 제품으로 바꾸는 데 몇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또 “홍콩에는 외식문화가 발달해 부엌이 좁아 주방용품 시장은 여간해서 뚫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홍콩=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