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판매가 한국보다 152만원 비싸…"원화강세 정면돌파"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출시될 신형 쏘나타의 가격을 국내보다 152만원이나 높여 받기로 하는 등 '제값받기'로 일본차의 엔저 공세에 정면 돌파를 선택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22일(현지시간) 신형 LF쏘나타의 미국 판매가격을 2.4모델 기준으로 최고 트림 3만1천575달러(3천243만원)에서 최저 트림 2만1천150달러(2천172만원)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고급 모델에서는 기존 YF쏘나타의 최고 트림이었던 '2.4 리미티드 테크'의 가격을 3만 달러에서 3만25달러로 소폭 인상하는 한편 '2.4 리미티드 얼티메이트' 트림을 신설해 3만1천575달러로 책정했다.

특히 최저 트림인 '2.4 SE'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동일 배기량 모델중 사양이 비슷한 '2.4GDi 스타일'의 세전가격 2천20만원(세후가격은 2천395만원)과 비교하면 미국 모델의 가격이 152만원이나 더 높다.

다만 이 최저 트림의 가격은 YF쏘나타(2.4GLS 트림 2만1천450만원)보다 300달러 낮췄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경쟁차에 대항해 저가의 엔트리모델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현대차는 앞서 신형 제네시스의 가격도 구형보다 7.9%(2천800달러) 오른 3만8천 달러(4천30만원)로 정했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원화강세 등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미국에서 '제값받기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YF쏘나타에서 6종이었던 트림수를 8종으로 늘리면서 고급 트림은 편의사양을 보강해 가격을 올리되 저가 트림은 일부 가격을 인하하는 등 이원화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신형 쏘나타는 미국 자동차시장의 20%를 차지하는 가장 경쟁이 치열한 '패밀리 세단' 세그먼트에 속해 있다.

GM, 포드 등 미국 업체는 대대적으로 신차를 투입, 공세에 나서고 있고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업체는 엔저를 등에 업고 할인정책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유럽업체는 현지 생산모델 투입하는 등 상품성을 앞세워 '패밀리 세단' 세그먼트를 공략하고 있다.

폴크스바겐 파사트는 2014년형 모델의 가격을 2만845달러까지 낮췄고 크라이슬러 200도 신형을 구형보다 가격을 내린 2만1천700달러에 출시했다.

마쓰다5 2만140달러, 스바루 레거시 2만295달러 등 주요 경쟁모델들도 2만 달러대에 포진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미 신형 제네시스를 통해 제값받기 가격 전략을 구사한 바 있지만 쏘나타는 제네시스와는 달리 볼륨모델이라는 점에서 판매량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투트랙 전략을 썼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