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명보험사도 국내 생보사들과 똑같은 위기를 겪었다. 금리 역마진 누적과 보유 계약이 급감한 탓이다.

1997년부터 2001년까지 7개의 일본 생보사가 파산했다. 대부분 저축성보험 판매를 통해 급격한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저금리 구조를 견디지 못했다.

일본 생보사들은 상품구조 변경과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찾았다. 새로운 계약 중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렸다. 저축성보험에서도 금리가 고정된 양로보험과 연금보험 판매를 줄였다.

이와 함께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으로 빠르게 진출했다. 일본생명, 다이이치생명, 메이지야스다생명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2년 동안 지분을 인수한 해외 보험사만 8곳에 이른다. 일본 생보사들은 해외 은행과 자산운용사도 활발히 사들이고 있다.

일본 금융당국도 도움이 됐다. 일본 금융당국은 생보사들이 위험률에 대해 충분한 마진을 얻을 수 있도록 상품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썼다.

이를 통해 일본 생보사들은 보장성보험에서 30% 안팎의 위험률차익(위험률 관리에 따른 이익·사차익) 마진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미국 생보사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미국 최대 생보사인 메트라이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는 해외 진출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미국 생보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해지자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섰다.

2010년 AIG의 자회사 알리코(ALICO) 인수를 시작으로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과 칠레, 베트남에 잇따라 진출했다. 메트라이프의 수입보험료(매출) 기준 해외사업 비중은 2007년 13.5%에서 2012년 35.1%로 뛰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