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자산 소진에 5∼8년 소요 예상…의회에 국가채무 해결도 촉구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8일(현지시간)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현행 2%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더 올릴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QE) 프로그램으로 사들인 엄청난 양의 채권을 해소하는 데 5∼8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옐런 의장은 이날 상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지나치게 낮은 인플레이션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실업률을 끌어내리기 위한 목표치인 2%보다 더 높여 잡는 것은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치를 확고하게 고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일부 민간 시장 전문가들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아 경제 성장을 저해하거나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하기 때문에 연준이 정책 목표치를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한 반박이다.

미국의 각종 물가상승률은 연간 기준으로 1%를 밑돌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안정되면 인플레 부담은 덜어주지만 지나치게 낮으면 임금 인상이 억제되고 기업이나 소비자들로 하여금 구매를 늦추게 해 디플레라는 또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옐런 의장은 아울러 연준이 금융 위기 이후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해 3차례 양적완화 조치를 통해 사들인 채권을 일부 소진해 자산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추는 데 5∼8년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채권 보유액은 2007년 8천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4조5천억달러로 불어난 상태다.

연준은 월 850억달러에 달하는 채권 매입 규모를 올해 초부터 점차 줄이고 있으며 하반기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종료할 예정이다.

옐런 의장은 "일단 제로 수준의 초저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하면 채권 보유액이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며 "결정된 바는 없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5년에서 8년쯤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회에 연방정부의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재정 정책을 변경하지 않고 20년, 30년, 50년이 지나간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지속불가능한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