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수출·수입결제대금에서 엔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4년 1분기 중 결제통화별 수출입’에 따르면 지난 1~3월 전체 수입결제대금 중 엔화 비중은 전기보다 0.3%포인트 떨어진 4.9%를 기록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처음 산출된 199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 엔화 결제 비중은 2010년 10.1%에서 2011년 8.2%, 2012년 7.5%, 지난해 5.7%로 계속 하락세를 보여왔다. 수출결제대금 중 엔화 비중도 전기보다 0.5%포인트 낮은 3.2%로 역대 최저였다.

이 같은 양상에 대해 엔저 영향으로 한국 기업들이 엔화 결제를 기피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이 같은 해석을 통계적으로 입증할 수는 없다고 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말했다.

수출업체는 강세 통화로, 수입업체는 약세 통화로 결제하기를 선호하는 가운데 거래 당사자 중 어느 쪽이 결제통화를 결정하는 데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지에 따라 엔화 결제 선택 여부가 결정된다는 설명이다.

노 팀장은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지속되면서 엔화로 결제한 수출입대금을 미 달러화로 환산한 금액이 적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