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는 덩치가 큰 생명보험사 위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손해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모습이지만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여서 구조조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생명보험업계 1, 2위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먼저 구조조정의 칼을 빼들었다. 삼성생명은 지난 10일 전체 임원 70명 중 20%인 15명을 자회사나 계열사로 전출시키거나 보직에서 제외했다. 상반기 중 1000여명의 직원을 자회사나 계열사로 보내거나 희망퇴직 등을 통해 정리할 계획이다. 한화생명 역시 오는 16일까지 20년 이상 근무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최대 500여명이 줄어들 전망이다.

생보사들이 구조조정에 먼저 나선 것은 저금리구조의 고착화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역마진을 내고 있어서다. 생보사들은 과거 연 6.5% 이상 고금리 확정이율로 보험상품을 많이 팔았다. 연 6.5% 이상인 계약 규모는 110조원을 웃돈다. 전체 계약의 28%를 차지한다. 하지만 저금리 구조로 인해 이만한 운용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 생보사들의 평균 자산운용이익률은 4.5%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역마진 규모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삼성생명의 한 해 역마진 규모만 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손보사들의 고금리 계약 비중은 4%대여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대형 생보사들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가자 다른 중대형사들도 바빠졌다. 부서별 실적과 생산성 분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저성장 고착화로 성장동력마저 마땅치 않아 수익 구조와 사업 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