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年 3%대 금리…공기업·국책銀 해외 자금조달 비용 낮춘다

높아진 대외 신인도 바탕
30년물도 섞어 발행 추진
마켓인사이트 4월2일 오후 2시47분

[마켓인사이트] 정부, 20억달러 규모 외평채 발행

정부가 20억달러 안팎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추진한다. 이번에는 특히 한국의 높아진 대외신인도를 활용해 처음으로 만기 30년짜리 물량도 내놓을 예정이다. 외평채 발행은 지난해 9월(10억달러)에 이어 7개월 만에 시도되는 것으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25억달러 규모 외평채 중에 상당 규모를 차환하기 위한 수순이다.

◆3%대 저금리 발행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번 주 외평채 발행 주관사로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도이체방크 크레디트스위스 BoA메릴린치 JP모간 KDB산업은행 삼성증권 등 8개사를 선정했다. 외평채 주관사 숫자는 작년(6곳)보다 많아졌다.

외평채 발행 금리가 사상 최저인 연 3%대(10년물 기준)가 확실시되는 등 발행 여건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역대 최저인 연 4.023% 수익률로 발행한 2023년 만기 ‘외평채23’ 거래금리는 올 들어 연 3.2~3.7%로 발행 당시보다 크게 낮은 수준(높은 가격)을 나타내고 있다. 외평채 발행 시 미 국채금리에 얹어주는 가산금리(신용스프레드)도 발행 당시 1.15%포인트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0.58%포인트까지 대폭 축소됐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채권부장은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 국채 선호도가 더욱 강해진 모습”이라며 “미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국 등 다른 신흥국들과 달리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이 부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외평채 발행은 차환 목적이다. 올해 외평채 만기 규모는 이달 15억달러, 오는 9월 10억달러 등 25억달러에 이른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4월에 발행한 15억달러 규모 외평채(만기 5년)를 만기인 내달 16일 일단 상환한 뒤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을 봐가며 외평채 차환 발행 시기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외환보유액 헐어 일부 상환


기재부는 기존에 발행된 외평채 만기가 2019~2025년에 몰려 있어 처음으로 30년물을 섞어서 발행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그동안에는 2005년 4억달러 규모로 발행한 외평채 만기가 20년으로 최장이었다. 달러 표시뿐만 아니라 유로화 표시 외평채 발행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에선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만큼 정부가 올해 외평채 차환 발행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외평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미국 국채에 투자되면서 외평기금 적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책은행과 공기업 등의 해외채권 발행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차환 발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가 유리한 조건으로 외평채를 발행하면 이를 기준금리로 삼는 공공기관 등은 해외 차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만기 도래한 25억달러 전체를 발행하기보단 20억달러 수준만 발행하고 나머지는 외환보유액에서 갚는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에 다소 여유가 있고 국가부채도 줄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2월 말 기준 3517억9000만달러로 8개월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 외평채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약칭. 환율 안정을 위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투기세력 준동 등으로 환율이 급등락할 경우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실탄을 조달하는 수단이다.

조진형/이태호 기자 u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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