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려 투자에 나서는 일본 기업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로 경기 회복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경영전략이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日 기업들 빚내서 투자 시작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일본 상장기업 가운데 3월 결산법인 1700곳의 작년 말 기준 이자비용 발생 부채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19조엔(12.2%) 늘어난 175조엔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연결회계기준에 따른 결산이 본격 적용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자비용 발생 부채엔 은행 차입금을 비롯해 회사채 전환사채 등이 모두 포함된다.

니혼게이자이는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줄곧 줄어들던 일본 기업 부채가 작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라며 “아베노믹스와 추가적인 양적완화로 디플레이션 탈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것이 부채 규모 증가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부채 증가세는 수출 기업에서 두드러졌다. 엔화 약세의 수혜를 입은 혼다자동차는 작년 한해 적극적으로 일본 국내외 생산시설 확충에 나섰고, 이로 인해 전체 부채 규모가 전년보다 1조4000억엔 증가했다. 후지쓰는 데이터센터 등 정보기술(IT) 관련 투자를 늘렸다. 내수 업종에도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물류기업인 야마토는 ‘당일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대형 물류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