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셰일가스 매장 국가인 중국도 ‘셰일혁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은 전년 대비 다섯 배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작년의 7배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먹는 하마’였던 중국이 본격적인 셰일가스 개발에 나설 경우 세계 에너지시장은 또 한번 거대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중국 최대 석유가스 업체 중국석유화학공사(페트로차이나)가 지난주 충칭 지방정부와 푸링지역 셰일가스 생산량을 내년 중 연간 50억㎥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내년 중국 전체 셰일가스 생산 목표량 65억㎥에 가까운 규모로, 내년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이 목표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25조800억㎥로 미국의 두 배에 달하지만 생산 목표는 미미했다. 개발이 어려운 지형이 많고 기반시설도 부족해 기본 목표조차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돼 왔다. 중국은 수자원, 기술력, 자본 등 셰일 개발에 필요한 세 가지 핵심 요소가 부족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기술력과 자본 부족으로 현재 중국의 셰일가스 가스정은 100~150개에 불과하다. 미국은 매년 8000구의 가스정에서 셰일 에너지를 뽑아내고 있다. 또 수압파쇄법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하지 못해 생산원가마저 미국의 10배 이상이다.

중국이 내년 생산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미국의 2012년 생산량 2660억㎥에 비해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분석이다. 시얀 싱가포르UOB증권 애널리스트는 “푸링 외 다른 지역 생산이 활발해져 내년 셰일가스 생산 규모가 최대 100억㎥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셰일 노다지를 캐기 위해 기업도 몰려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엑슨모빌과 셰브론, 코노코필립스, 유럽의 로열더치셸(영국·네덜란드), 토탈(프랑스), ENI(이탈리아) 등이 중국과 손잡고 셰일가스 및 셰일유 개발을 위한 공동 탐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메이저 에너지 기업뿐 아니라 채굴업체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위어그룹은 최근 620만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합자펌프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위어그룹은 물의 압력을 이용해 강제로 모래 현탁액을 유정에 주입, 셰일가스와 셰일유를 시추해내는 ‘수압 파쇄법’의 선두주자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