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대 취업자 수 증가폭이 12만6000명에 달했다. 2000년 8월 이후 13년6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해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졌던 청년 고용률이 점차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대 취업자 급증…청년고용 훈풍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2481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83만3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1월 실적(70만5000명)을 웃돌며 2002년 3월(84만2000명)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작년 2월 취업자 수가 20만1000명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할 때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2월 고용시장은 △도소매업(취업자 수 18만2000명) △숙박·음식점업(14만6000명) △제조업(13만5000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1만명) 등을 중심으로 개선됐다. 올 들어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회복세에 탄력이 붙으면서 도소매업 등과 같은 서비스업 고용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체 취업자 중에서 20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는 358만80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12만6000명 늘었다. 2000년 8월(13만6000명)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20대 취업자 수는 작년 8월 1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뒤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8월 3만명에서 올해 1월 8만명, 지난달 12만6000명으로 단계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엔 20대 여성 취업자(7만6000명)가 남성(4만9000명)을 크게 앞섰다. 20대 고용률은 56.9%로 한 해 전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고용시장이 호전될 기미를 보이면서 20대를 중심으로 구직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육아, 가사, 재학·수강, 연로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에 참가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34만60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60만6000명이나 줄었다. 올해 1월 18년 만의 최대인 32만명 감소에 이어 또다시 감소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처럼 비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구직시장에 뛰어든 사람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반대로 경제활동참가율은 61.4%로 1.8%포인트 높아졌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중에서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던 청년층 고용률이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구직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역설적으로 실업률은 늘었다. 2월 실업률은 4.5%로 작년 같은 달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11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9000명 증가했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9%로 1.8%포인트나 높아졌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고용과 실업이 함께 증가한 것은 경기회복의 전형적인 경로”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고용시장이 완전히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작년에는 4월에 실시됐던 국가직 공무원과 경찰 채용이 지난달로 앞당겨진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9급 공무원 시험에는 19만3800명이 접수했고, 경찰 공무원에도 5만5600명이 응시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