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전 부총재가 차기 총재로 내정되면서 향후 조직운용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2년 한은을 떠날 때 김중수 총재의 조직 운영에 대해 쓴소리를 냈던 데다 이 후보자가 한은 재직 당시 조사와 정책라인을 중시해 왔기 때문이다.

한은 집행간부의 인사가 우선 관심이다. 박원식 부총재를 비롯해 강준오 김준일 강태수 부총재보는 임기를 1년 남겨두고 있다. 특히 김 부총재보는 김 총재가 영입한 인물로, 한은 역사상 처음으로 내부 보직을 거치지 않고 부총재보에 올랐다. 서영경 부총재보도 2급 승진한 지 2년도 안돼 2012년 말 1급으로 승진했고 7개월 만에 부총재보로 승진해 주목을 받았다. 주요국 부서장 중에서도 한은 내부에서 김 총재의 ‘독수리 5남매’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김 총재 임기 중 발탁과 승진가도를 달려온 인물들이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은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며 “이 후보자가 김 총재와 불편하게 한은을 떠난 데다 이후에도 섭섭한 게 많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한은 조직을 다시 재편하고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하지만 이 후보자의 평상시 스타일을 볼 때 최소한 임원 임기는 보장해 주고 인사 속도도 급격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실장급 인사는 한은 정통 조사국과 정책라인이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오고 있다. 현재 박 부총재나 허재성 부총재보, 강태수 부총재보 등은 조사국이나 통화정책국 경험이 많지 않다. 이 후보자는 지난해 기자에게 “한은의 핵심은 조사국”이라며 “큰 방향은 조사국에서 제시하는 것이고 정책기획국은 시장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오랫동안 조사국과 정책라인에 있다 김 총재 체제에서 다른 국으로 물러난 인사들이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