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 연말정산…이젠 '13월의 세금'
지난해 소득에 대한 연말정산이 최근 마무리되면서 직장인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말정산으로 돌려받는 돈이 대폭 줄었거나 오히려 돈을 더 토해내야 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과거 ‘13월의 보너스’로 불렸던 연말정산이 ‘13월의 세금’으로 바뀌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직장인 김모씨(47)도 그런 사례다. 지난해 연봉이 6800만원이고 외벌이로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4인 가족의 가장 김씨는 최근 연말정산 결과 100만원을 더 내야 했다. 작년에는 연말정산으로 22만원을 더 냈는데 올해는 그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난 것.

김씨는 “돈을 돌려받을 것이라고는 기대도 안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많이 토해낼 줄은 미처 생각도 못했다”며 “월급쟁이가 한꺼번에 이렇게 돈을 내는 건 부담이 너무 크다”고 당혹스러워했다.

작년 연말정산 때 20만원가량을 돌려받았던 직장인 한모씨(27)는 올해는 56만원을 더 내야 한다. 연말정산을 염두에 두고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적절히 나눠 쓰는 등 나름대로 대비를 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한씨는 “환급을 받을 줄 알고 지출 계획을 세웠는데 돈을 내게 돼 ‘긴축 재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김씨나 한씨 같은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13월의 보너스는 옛말”, “쥐꼬리만한 월급이 더 줄어들게 생겼다”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올해 연말정산 결과가 불리해진 것은 정부가 지난해 원천징수액을 평균 10%가량 줄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근로자들로부터 매달 떼가는 원천징수액이 줄다 보니 연말정산에서 환급액이 감소하거나 오히려 돈을 더 내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올해 소득분부터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와 국회가 작년 말 소득세법을 개정해 올해부터 연봉 5500만원 이상 근로자의 세 부담을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특히 연봉 7000만원 이상 근로자부터는 세 부담이 지난해보다 평균 33만원(연봉 7000만~8000만원)~865만원(연봉 3억원 초과) 증가해 연말정산에 대한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