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월 무역수지(수출-수입)가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엔화가치 하락으로 연료 수입액이 급증한 탓이다.

日 1월 무역수지 적자 사상최대
일본 재무성은 지난 1월 무역수지가 2조7000억엔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20일 발표했다.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79년 이후 최대치이며 시장 예상치(2조5000억엔)를 웃도는 수준이다. 종전 사상 최대치였던 작년 1월의 적자액(1조6335억엔)보다 1조엔 이상 적자 규모가 커졌다. 일본의 무역수지는 2012년 7월 이후 19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무역수지 적자폭이 확대된 것은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기 때문이다. 1월 중 일본의 수출액은 5조2529억엔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8조429억엔으로 25.0% 급증했다. 겨울철 난방용 전력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엔화가치 하락으로 화력발전용 연료 수입액이 크게 불어났다.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커지면서 일본 경제의 버팀목으로 불리는 경상수지도 적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의 경상수지는 작년 12월까지 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경상수지는 무역수지와 소득수지 서비스수지 등을 모두 합친 것이다.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 지속으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엔저(低) 유도 정책이 수출 확대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반면 수입 부담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1월 수출도 금액면에서는 9.5% 증가했지만 수량면(수출수량지수 기준)에서는 오히려 4개월 만에 0.2% 감소세로 돌아섰다.

무역수지 적자 소식은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2.15% 하락한 14,449.18로 마감됐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