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의장과도 면담…"K-9 자주포 사업 재개 협조 당부"

호주를 공식 방문 중인 강창희 국회의장은 20일(현지시간)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만나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의 실질적 타결 이후 협력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면담은 이틀 전 갑작스럽게 잡힌 것으로, 강 의장이 머무르는 시드니의 호텔로 애벗 총리가 찾아오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강 의장과 애벗 총리는 이날 면담에서 한-호주 FTA의 실질적 타결을 위한 양국의 노력을 평가하고, FTA가 양국에서 조속히 비준되길 기대한다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배석한 김봉현 주호주대사가 전했다.

또 애벗 총리는 오는 4월 방한 일정을 언급, "이번 방한에서 큰 성과가 있길 기대한다"면서 현재 서명을 추진 중인 양국 FTA와 관련해 "서울 방문시 한-호주 FTA가 서명될 수 있길 기대한다"며 남은 절차에 대한 국회 차원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강 의장은 애벗 총리의 방한을 환영하면서 "일본, 중국도 함께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동북아 정세를 잘 이해하고 필요한 조언을 한국에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이어 오는 11월 호주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으며, 아울러 최근 북한을 관광 중이던 호주 선교사가 북한 당국에 억류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송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의장과 애벗 총리는 방산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도 계속 증진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강 의장은 애벗 총리뿐 아니라 존 호그 상원의장, 브론윈 비숍 하원의장과도 연쇄 면담을 갖고 한국의 K-9 자주포 사업 재개 요청과 함께 에너지·자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우리 기업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호그 상원의장과의 면담에서 강 의장은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2012년 갑작스럽게 사업이 중단된 K-9 자주포 수출 재개를 당부한 것을 상기시키며 "상원의장께서 관심을 갖고 잘 진행될 수 있게 신경 써달라"고 요청했다.

강 의장은 또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전력, 포스코가 호주 탄광지역에 투자한 대규모 유연탄 프로젝트가 호주 정부의 최종승인 취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 "지방 정부에서 문제를 제기한 부분이 있어 이미 계약·투자한 것이 잘 안 풀리는 부분이 있다"며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호그 상원의장은 "지방정부가 환경보호 문제 때문에 승인 여부를 나름대로 고민하는 것 같다"며 "아는 만큼 최대한 면밀히 검토해 도와드리겠다"고 답했다.

호그 상원의장은 양국 FTA와 관련, "정부 간에는 한-호주 FTA 가서명이 마무리돼 국회로 넘어갔는데 이른 시일 내 잘 처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전 면담에서 비숍 하원의장도 "한-호주 FTA가 이른 시일 내에 국회에서 비준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강 의장은 남은 절차에 대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K-9 자주포 사업 수출 재개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고, 비숍 하원의장은 "K-9 자주포는 애벗 총리가 이미 박 대통령에게 약속했듯이 잘 실천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강 의장은 이날 저녁 상·하원의장이 주최하는 선상 크루즈 만찬에 참석했으며, 21일 한국전 참전비를 찾아 헌화하고 현지 교민과 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여는 것으로 호주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22일 오후 귀국한다.

이번 순방에는 새누리당 김종훈 이상일, 민주당 임내현 의원, 김연광 의장 비서실장, 김성용 의장 정무수석비서관, 배성례 국회 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시드니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