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겸 IM부문장 <한경DB>
사진=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겸 IM부문장 <한경DB>
[ 김민성 기자] "휴대전화 뿐만 아니라 태블릿 분야도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이 지난해 11월 애널리스트 데이 때 밝힌 포부다. '삼성 스마트폰 성공 신화'를 이끈 '신' 사장의 이같은 공언이 점차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태블릿 대명사인 애플 '아이패드'를 제치고 삼성 갤럭시 태블릿이 신흥시장에서 판매량 1위에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후발주자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선 저력을 태블릿 시장으로 점차 확대하는 분위기다.

◆ 삼성전자 태블릿, 전세계 6권역 중 3개권 1위 빼앗아
사진= 유아 및 어린이 전용 태블릿인 '갤럭시 탭 3 키즈' 모습. <한경DB>
사진= 유아 및 어린이 전용 태블릿인 '갤럭시 탭 3 키즈' 모습. <한경DB>

4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중남미와 중·동부 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3개 권역 태블릿 시장에서 연간 기준 판매량 첫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2012년까지 애플이 여타 북미 및 서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전세계 6개 권역 모두를 석권했지만 지난해 삼성이 절반을 빼앗은 셈이다.

우선 중남미 시장 역전 판도가 가장 주목할만 하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중남미 시장점유율 22.8%을 기록, 애플(22.3%)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며 1위로 올라섰다. 1년동안 9%p 성장했다.

중남미는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 등을 필두로 6억명의 잠재 스마트 기기 고객을 보유한 신흥 시장으로 각광받는 지역. 삼성전자는 이같은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는 이상철 중남미총괄에게 지난 7월부터 전세기를 내주고 중남미 각국에 퍼져 있는 사업장과 거래처를 방문할 때 이용토록 지원하고 있다. 부사장급에게 전세기 상시 사용을 허용한 게 처음일만큼 중남미 시장에 대한 삼성의 기대는 크다.

동유럽과 중유럽에서도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 25%를 기록했다. 애플은 22.5%였다. 이 지역 역시 아이패드를 필두로 한 애플 제품군 텃세가 심했던 지역이었다. 삼성은 이 곳에서 한해동안 14.2%p 성장한 반면 애플은 제자리 걸음을 했다.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는 1년새 10.2%p 오른 18.3%를 기록했다. 삼성이 성장하는 새 애플 점유율은 3.1%p 떨어진 17.7%로 뒷걸음쳤다.

나머지 지역인 북미와 서유럽, 아시아·태평양 등 3개 지역에서는 애플이 42.1%, 36.3%, 28.5%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각각 14%, 21.2%, 18.5%로 뒤를 이었다. 애플의 텃밭인 북미에서 격차가 28%p 차로 가장 컸다.

◆ '스마트폰 안드로이드화', 태블릿 분야 전이 본격화
사진=12.2인치 화면을 탑재한 '갤럭시 노트 프로'.
사진=12.2인치 화면을 탑재한 '갤럭시 노트 프로'.
삼성 점유율 상승 여파로 애플의 아이패드 연간 점유율은 지난해 사상 최저인 32.7%로 낮아졌다. 아이패드 에어 및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 등 신제품 출시로 연간 판매량은 7420만대로 1년새 850만대 늘었지만 점유율은 5.7%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이 전세게 태블릿 시장의 양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뜻이다. 이어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생태계가 아이폰 아이오에스(iOS) 중심에서 안드로이드로 진화했듯이 태블릿도 마찬가지 변화를 겪고 있다는 해석이 낳는 대목이다.

애플은 아이패드를 국내에 처음 출시한 2010년 전세계 79%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세계 태블릿 10대 중 8대는 아이패드였을만큼 태블릿의 대명사였다.

그러다 삼성전자 및 LG전자, 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 진영이 태블릿을 쏟아내면서 이듬해 점유율은 52.7%로 낮아졌다. 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 공세가 강화된 2012년에는 38.5%로 떨어졌다.

지난해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판매량은 1억4140만대로 추산된다. 2012년 1억140만대와 비교하면 30% 이상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62.3%로 차지했다. 4년 전 만해도 전세계 태블릿 10대 중 8대는 아이패드였지만 이제 6대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셈이다. 윈도 OS 기반 태블릿도 지난해 1100만대로 판매량이 늘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하한 태블릿은 4000만대 가량으로 추산된다. SA는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태블릿 출하량을 사상 최대치인 1460만대로 추정했다. 이는 이는 2012년 삼성전자의 연간 출하량과 맞먹는 규모. 점유율도 사상 최대치인 23%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어린이 전용 태블릿에 이어 올해 12인치대 대화면 '갤럭시 노트 프로(GALAXY Note PRO)'를 출시, 스마트 교육 시장 및 기업, 정부 대상 B2B 판매를 늘려갈 방침이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트위터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