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증권과 현대자산운용, 현대저축은행 등 계열 금융 3사를 매각해 금융업에서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현대그룹은 이 같은 선제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3조3000억원을 확보, 주력 기업인 현대상선의 실적 악화에 따른 유동성 우려에서 벗어날 계획이다.

현대그룹, 금융업 손 뗀다
현대그룹은 22일 현대증권과 반얀트리호텔 매각 등을 포함한 3조3000억원 이상 규모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본지 12월21일자 A1면 참조

우선 현대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 등 금융 계열사를 모두 매각해 금융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이를 통해 7000억~1조원가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그룹 측은 예상했다. 또 현대상선의 벌크 전용선과 항만터미널 사업 등의 일부 지분을 팔아 1조5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서울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을 비롯한 부동산, 유가증권, 선박 등의 자산도 매각해 8200억원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현대상선 외자 유치를 추진하고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현대로지스틱스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3200억원 이상을 모으기로 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 부채 상환 등에 문제가 없지만 금융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발적인 자구안을 만들었다”며 “실행 시기는 금융당국 등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현대그룹이 금융업 포기와 벌크 전용선 매각 등 시장이 기대한 것 이상의 강도 높은 자구안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서욱진/이상은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