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스톡, 유력 상거래 사이트 최초로 내년 2분기말께 시행

미국의 상거래 사이트인 오버스톡(Overstock)이 유명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돈 대신 받기로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이런 결정은 미국의 유명 온라인 쇼핑몰 중에서는 처음이다.

오버스톡은 아마존처럼 가전제품, 의류, 가구, 음반 등을 취급하는 다품종 인터넷 장터로 한국에서도 상품을 주문하는 고객이 일부 있다.

오버스톡의 패트릭 번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2분기 말께부터 비트코인을 받을 계획"이라고 FT에 밝혔다.

2009년 정체불명의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비트코인은 중앙 규제 기관 없이 암호와 수학에 따라 통화의 보안성이 유지되고 송금 때 수수료를 내는 중개 금융 기관도 필요없는 급진적 특성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결정은 미국 스탠퍼드대 철학 박사 출신인 번 CEO의 자유주의적 사상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정당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주의자'로 소개한 번 CEO는 "건전한 통화 제도는 정부 관료의 변덕에 기초하는 모델이 아니라 이런 관료들이 통제하지 못하는 무언가에 뿌리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은 현재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돈으로 쓸 수 있는 상점이 많지만 아직 각국이 규제 방침을 확정하지 못한 탓에 세계적으로 가치의 변동이 매우 크다.

특히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국인 중국에서는 정부가 이번 달 자금 세탁 문제가 있다면서 금융기관에 비트코인 사용 금지령을 내려 이 화폐의 현지 값어치가 절반 이상 폭락했다.

번 CEO는 이 문제에 대해 비트코인과 관련된 파생 금융 상품이 나오면 해당 상품을 통해 가치 급변 리스크에 대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파생 상품이 없다면 매일 비트코인을 미국 달러로 거래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번 CEO는 아직 비트코인을 갖고 있진 않고 금(金)은 보유하고 있다.

그는 "충분히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이용한다면 가치도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의 적정 가격에 관해서는 현재 개인적 견해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