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크게 보면 마이너스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가장 큰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내년 경제운용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는 분석이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 경제의 양호한 기초체력을 감안할 때 양적완화 축소의 부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주 기재부 경제정책국장도 “미국 경제의 회복 신호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양적완화 축소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대외변수가 제거됐고, 축소 규모도 시장 예상치보다 적은 100억달러에 그쳐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도 이날 오전 개별적으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내외 금융시장이 차분한 반응을 보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이들 기관이 모두 참가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도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특히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물 채권에 대해 우호적 평가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이날 사상 최저 수준인 55bp(1bp=0.01%)에 거래되며 양적완화 축소 직전(56bp)보다 오히려 낮아졌다는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각국의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 수치가 낮아졌다는 것은 양적완화 축소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경제를 더 안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그러나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빨라질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윤태식 기재부 국제금융과장도 “오늘(19일) 상황만 보면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