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전경련 방문] 선친의 준공식 참석 약속…대통령 된 딸이 지켰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축 회관 준공식에 참석하면서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경련의 오랜 인연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전경련의 첫 출발부터 신축 회관까지 직·간접적인 인연을 맺어왔다. 박 대통령이 17일 준공식에 참석한 것도 이런 인연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와 재계의 해석이다.

전경련이 출범한 건 1961년 8월16일. 당시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뜻을 같이한 12명의 기업인과 전경련을 설립했다. 이 회장 등은 전경련을 통해 5·16 쿠데타 직후 정권을 잡은 박 전 대통령에게 재계가 앞장서서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박 전 대통령은 전경련의 적극적 지원을 토대로 경제발전 5개년계획을 추진했다. 이후 전경련은 박 전 대통령을 도와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기여했다.

전경련과 박 전 대통령은 옛 전경련회관 건설 과정에서도 인연을 맺었다. 1977년 제13대 전경련 회장에 취임한 당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전경련회관 건축을 추진해 2년 뒤인 1979년 지금의 터에 회관을 지었다. 정 회장은 전경련회관 준공에 맞춰 박 전 대통령에게 친필 휘호와 함께 1979년 11월16일로 예정된 회관 준공식 참석을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創造(창조), 協同(협동), 繁榮(번영)’이란 휘호를 선물하고 준공식 참석도 흔쾌히 약속했다. 그런데 준공식을 보름가량 앞둔 그해 10월26일 박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그의 준공식 참석은 무산됐다. 박 전 대통령의 휘호를 이용해 준공 기념 휘호석(사진)을 만든 전경련도 뒤늦게 휘호석 날짜를 11월16일에서 10월16일로 바꿔야 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