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성ㆍ금융가 잇단 대책 회의…"재정 악화시 30년물 발행에 제동"
블룸버그 "공격적 장기채 발행에 시장이 계속 호응할지 미지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정부가 디플레 타개를 위해 장기채 발행을 더 늘릴 것이란 관측이 확산하면서 일본 국채 장기물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벌어져 아베노믹스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6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5일 일본이 내년 4월 시작되는 2014회계연도에 사상 최대인 180조엔(약 1천830조 원)의 국채를 발행하기 위해 세부 조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 회계연도보다 10조엔 늘어나는 것이며 발행 계획 기준 기록인 2012년의 174조 엔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의하면 일본 국채 30년 물 수익률은 지난주 20년 물보다 19베이시스포인트(1bp=0.01%) 높았다.

이는 지난 3월 15일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것이다.

일본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가운데 만기 2043년 국채가 2023년 국채보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뛴 유일한 국가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2% 인플레 목표치 달성을 위해 매월 7조엔 어치가 넘는 만기 1년에서 10년짜리 국채를 사들여왔음을 상기시켰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29일 일본 재무성과 도쿄 금융시장 애널리스트들이 만난 자리에서 장기채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일본이 현 시점에서 차입 기간을 늘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제시한 것으로 회의록에 나타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재무성과 애널리스트들이 16일 또다시 만난다고 전했다.

RBS의 도쿄 소재 후쿠나가 아키토 수석 금리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일본 국채) 30년 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더 뛰는 것은 문제"라면서 "전문가 재회동은 일본이 다음 회계연도에 초장기채를 더 공격적으로 발행할 것임을 예고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회동에서 일부 참석자는 일본의 재정이 악화하면 도쿄 당국이 초장기채 발행을 급격히 늘리기가 어려울 것임을 경고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도쿄 소재 야마시타 마코토 수석 일본 금리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일본 채권시장에 20년 물 유동성이 넘친다면서 따라서 "당국이 (이제는) 30년 물 발행에 초점을 맞추지 않겠느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미즈호 증권은 일본 재무성이 2014회계연도에 30년 물을 6% 늘려 7조 2천억엔 어치 발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20년 물 발행은 14조 4천억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오는 19일 이틀 일정으로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로는 일본은행이 내년에 국채 혹은 주식 등 위험 자산 중 한쪽만 매입을 늘리거나 아니면 모두 늘리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전망이 엇갈렸다.

일본은행은 현재 국채 외에 주식 펀드도 사들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도키오 마린 앤드 니치도 생명보험의 다케 순타로 기업 투자 부대표는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만 늘리지 않고 추가 조치를 하면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경우 "엔 가치가 (더) 떨어지고 디플레 압박도 (더) 완화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채권 투자자는 수익률 상승을 우려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이들이 (일본의 차입 기간 연장 노력에) 호응하길 주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