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승진규모 줄었으나 발탁승진은 사상 최대

삼성그룹은 5일 부사장 51명, 전무 93명, 상무 331명 등 총 475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자는 작년보다 10명 줄었지만 승진연한을 뛰어넘은 '발탁'은 85명으로 작년보다 11명 늘어 사상 최대다.

삼성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규 임원 14명을 포함한 15명의 여성을 승진시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중 무선 하드웨어 개발 전문가인 삼성전자 장세영 부장과 스마트 TV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한 최윤희 부장이 나란히 2년 발탁된 것을 포함해 9명의 여성이 발탁 승진했다.

장세영 신임 상무는 올해 만 39세여서 유일하게 30대 임원 승진자로 기록됐다.

또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주재원으로 마케팅 전문가인 연경희 부장도 1년 발탁돼 상무가 됐다.

1992년∼1994년에 여성공채로 입사했던 여성들이 임원이 돼 '여성공채기수 임원 시대'를 연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삼성그룹은 외국인도 12명을 승진시켰다.

특히 작년 인사에서 미국의 팀 백스터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올해에는 왕통 전무(삼성전자 북경연구소장 겸 중국 휴대전화 영업담당)를 본사 직급 기준 부사장으로 올렸다.

글로벌 경영 최일선에서 브랜드 위상 강화와 현지시장 개척에 공헌해 온 해외근무 인력도 80명이 승진했다.

승진자중 경력 입사자는 150명으로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영입인력에 대해서도 공정한 기회를 부여했다.

또 연구개발(120명), 영업마케팅(24명), 제조·기술(33명) 부문의 승진을 확대하고 스태프 부문은 상대적으로 축소해 현장 중심의 인사기조를 이어갔다.

승진자를 계열사별로 보면 삼성전자 소속이 전체의 47.5%인 226명이다.

삼성전자에서도 세트 부문의 발탁 승진은 35명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의 박현호 상무가 3년, 하드웨어 개발의 김학상 상무가 2년 발탁돼 나란히 전무가 됐다.

특히 박현호 전무는 계명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인문학도로 소프트웨어 개발그룹을 이끌고 있어 삼성그룹이 올해 도입한 '통섭형' 인재에 해당된다.

삼성은 이번 인사로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고, 조만간 계열사별로 조직개편과 보직 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