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추진해온 4억달러 규모 영구채 발행이 사실상 불발됐다.

5일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주 금융감독당국에 한진해운 영구채 보증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영구채 발행 주체인 한진해운의 특수목적회사(SPC)에 신용공여(보증)를 하면서도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3곳 이상의 금융사가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산업·하나은행 2곳만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 은행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보증을 설 경우 현대상선을 비롯해 다른 기업들도 줄줄이 도와달라고 할 텐데 감당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한진해운에 여러 은행이 함께 3000억원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신디케이트론 실행까지는 2~3주일이 필요하다. 한진해운은 이달 중 85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상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이 다음주 중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