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상생광고 마케팅] 김원길 (주)안토니 대표 "농가도 돕고 광고효과까지…금상첨화죠"
“배추에 상생광고를 한 이후 고객들이 한마디씩 하고 갑니다. ‘어떻게 이렇게 좋은 일을 하고 계시냐’고요.”

4일 인터뷰에 응한 김원길 (주)안토니 대표(사진)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그는 “광고 이후 업체 인지도가 올라가고 매출도 30%가량 늘었다”며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안토니는 안토니와 바이네르라는 구두 브랜드를 취급하고 있다.

그가 처음 농산물 광고를 결정하게 된 배경엔 최근 공급과잉으로 배추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였다. 고향인 충남 당진에서 농사짓는 친구들이 배추밭을 갈아엎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던 것. “아버지가 직접 농사를 지으셨기 때문에 풍작이든 흉작이든 농가가 겪는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도 광고효과가 이처럼 클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광고물량이 팔려나간 고양시 지역 매장을 찾은 손님들의 상당수가 배추 광고를 봤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 그가 상생 광고비로 내놓은 5000만원이면 배추 5만포기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1명이 5포기 정도 산다고 가정하면 1만명의 소비자가 상생 광고를 통해 직접적인 혜택을 본 것이다.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백만명에 대한 간접노출보다 1만명이 직접적 혜택을 보도록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본사가 있는 고양시 지역에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접점도 크게 늘어났다”며 “실제로 도움을 받은 농가의 젊은이들이 매장에서 구두를 사서 부모에게 선물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요즘 주변 기업인들에게 농산물 상생협력 마케팅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충분히 효과가 있으니 안심하고 해보라는 것. “어려운 농가들을 돕는다는 취지에 광고효과까지 있으니 금상첨화 아닙니까.”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