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 출신 최고경영자(CEO)의 중용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공군학사장교(77기) 출신인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과 학군장교(ROTC)를 나온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이 그 주인공. 이로써 61명의 삼성 사장단 중 ROTC 출신 CEO는 8명으로 늘었다.

최 사장은 “공군장교가 된 것이 GE 시절을 합해 17년간 CEO로 장수하는 비결이 됐다”고 말했다. 1985년 한국 공군이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추진하자 한국 인재 찾기에 나선 GE 등이 ‘외국 10년 이상 거주’와 ‘MBA 이수’ 외에도 ‘공군장교 출신’이라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 당시 이 요건을 갖춘 한국인은 최 사장이 유일했다. 그는 GE 입사 후 9년 만인 37세 나이에 GE의 항공기 엔진 부문 아시아태평양 사장이 됐고 이후 GE 에너지서비스의 영업총괄사장, GE그룹 사장 등 12년간 GE의 CEO를 거쳤다. 삼성은 2007년 그를 다시 영입했다.

안 사장은 금융 부문만 파고든 한우물 인재에 속한다. 1980년 한국외대 포르투갈어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ROTC 18기 소위로 임관했다. 1982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30여년간 삼성 비서실과 삼성생명을 오가며 금융 분야를 파고들었다.

삼성 CEO 중 안 사장과 ROTC 동기는 없지만 한 기수 선배들은 6명이나 된다. 조수인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사장)과 김신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정유성 삼성석유화학 사장, 이동휘 삼성BP화학 사장,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 등이 모두 ROTC 17기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