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내년 더 어렵다"…LG전자 '위기돌파' 인사
LG전자가 27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인사를 중용하는 대규모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주)LG에서 시너지 팀장을 맡던 하현회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LG TV 사업을 맡겼다. 또 ‘G시리즈’ 등 시장 선도 휴대폰 개발을 주도한 박종석 MC사업본부장(부사장)을 사장으로 발탁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아온 정도현 부사장은 미래·육성사업에 대한 투자 재원을 원활하게 조달했다는 평가를 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임원 인사를 발표한 직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와 만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내년이 올해보다 괜찮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특별한 솔루션은 따로 없고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년을 위기로 보고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인사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LG전자가 2010년 구 부회장 취임 이후 가장 많은 44명의 임원 승진자를 발표한 것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공격 영업을 하려는 취지로 해석할 수 있다.

불황 타개형 조직도 신설했다. 조직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연구소와 해외 영업조직을 본부장 산하로 통합하는 한편 아시아지역 총괄과 유럽 기업 전담법인 같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다.

GS도 이날 물갈이 인사를 했다. 3분기까지 8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낸 책임을 물어 GS건설 임원진을 대폭 교체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6명이던 GS건설 임원 승진자 수는 올해 22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대기업 임원 인사 시즌을 연 LG와 GS에 이어 삼성그룹도 ‘위기돌파형’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올해 사장단 인사를 예정보다 빠른 다음달 3일 발표할 계획이다. 2011년과 2012년에 이어 올해도 12월 첫 수요 사장단회의가 열리는 내달 4일이나 6일에 있을 것이라는 예상보다 앞당긴 것이다. 올해로 임기 3년을 채운 사장급 이상 임원이 20명에 가까운 만큼 삼성그룹의 인사폭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인설/박해영/윤정현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