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부펀드 CIC 가오시칭 사장, 한국 언론과 첫 인터뷰 "내년 선진국 투자 유망…한국 車·전자·의료 주목"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한국 자산운용사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오시칭 CIC 사장은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CIC는 비상장 사모펀드 등을 통해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7년 CIC 설립 때부터 대표를 맡아온 가오 사장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글로벌 경제 공헌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 전자 보건 미용 등의 분야가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CIC는 2011년 3월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삼성자산운용 등 3개사를 위탁 자산운용사로 선정했다. 하지만 자금 집행을 하지는 않았다. 가오 사장은 “내부 사정으로 자금 집행이 늦어진 것이지 무산된 것은 아니다”며 “적절한 시기에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자본시장은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커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CIC로서는 투자 부담이 적지 않다”며 “한국 자본시장의 리스크를 헤지(회피)할 마땅한 대안도 없어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가오 사장은 CIC의 한국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 “자산 할당을 국가별로 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 자산의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세계 인구에서 한국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보다 확실히 높다”고 말했다. CIC의 지난해 말 투자 자산은 5752억달러다.

가오 사장은 CIC의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참여에 대해서는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하지 않는 것이 CIC의 규정”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그는 내년 투자전략과 관련, “선진국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도 안정화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신흥국 시장이 낫겠지만 내년에는 선진국 시장의 수익률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CIC의 투자원칙에 대해 “장기 투자자이자 재무적 투자자로 사회적 책임과 도덕을 준수하고 현지 문화를 존중한다”며 “살상무기를 만드는 회사, 도박 관련 산업, 담배업종 등에 대해서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