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그룹이 LIG손해보험 보유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했다. LIG건설의 사기성 기업어음(CP) 투자자 피해 보상 재원 마련을 위해서다.

19일 LIG손해보험은 최대주주인 구본상 넥스원 부회장 외 특수관계인 16인이 보유한 주식 1257만4500주(지분 20.96%) 전량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지난주 'LIG건설 CP 투자자 3차 피해보상 방안' 발표 이후 1300억원 상당의 재원 마련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으나, 확실하고 신속한 자금조달을 위해서 LIG손보 지분매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LIG그룹 측 설명이다.

이에 LIG그룹의 모기업이자 자산 18조원 규모의 핵심 계열사인 LIG손보가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매각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LIG그룹은 우선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하고, 향후 매수희망자 모집 및 가격 협상 과정을 통해 매각이 이뤄질 예정이다.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매각이 이뤄지면 구자원 LIG그룹 회장 일가는 지난 50여 년간 경영한 LIG손보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다.

구 회장은 임직원 메시지에서 "투자자 피해보상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지분매각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LIG그룹은 올해 초부터 사재출연을 통해 730억원 상당의 피해보상 조치를 이행했고, 이달 14일부터 CP투자자 전원에 대해 약 1300억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있는 중이다.

LIG 관계자는 "대주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핵심계열사 매각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검찰 공소장에 기재된 전체 피해액 약 2100억원에 대한 보상이 연말까지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LIG손해보험은 매각 추진 소식에 급등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27분 현재 LIG손해보험은 전날보다 3400원(12.66%) 뛴 3만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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