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8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오늘 이사회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사임과 관련해 일체 논의된 게 없었다.

예정된 안건만 처리됐다"고 전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정 회장 등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 등 이사 전원이 참석, 안건에 올라온 계약건 2개와 3분기 경영 실적 및 4분기 경영 전략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최근 청와대에 "더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간접적으로 사의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이사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얘기를 하지 않겠느냐는 소문이 무성했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불거진 '청와대 외압설'에 대해 입장을 정리한 뒤 다음 달 열리는 올해 마지막 이사회에서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의 사임은 기정사실화됐고 문제는 거취 표명이 언제쯤 이뤄질지에 관한 것"이라며 "현재 분위기로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MB 정부 때인 2009년 2월 포스코 회장에 취임한 뒤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 임기를 1년4개월가량 남겨두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끊임없이 사임 논란에 휩싸인 정 회장은 최근 '닮은꼴' 이석채 KT 회장이 배임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뒤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자 거취에 대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